기획재정부, 국민참여 예산사업 1~2월 제안 접수...23년 정부예산에 반영키로
기획재정부는 내년 국민참여예산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새해 1~2월 두 달 동안 국민제안을 접수한다고 지난 7일 밝혔는데요. 올해 국민참여예산사업은 71개 사업, 1429억원이 반영돼 2018년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규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내년 참여예산에도 이러한 국민참여의 열기를 반영해나갈 예정입니다.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말까지 접수된 국민제안은 각 부처의 적격성 검토를 거쳐 오는 5월 말까지 2023년도 예산안으로 요구하게 됩니다.
국민참여예산은 중앙정부에서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재정사업에 대해 제안할 수 있지만, 대규모 SOC 사업과 같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은 제외합니다.
국민제안이 적격 판단을 받을 경우 소정의 기념품을 주고, 정부예산안으로 반영될 경우 우수제안인증서, 기념품과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여합니다.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바로가기
기획재정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접수와 더불어 청년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국민제안’ 활동도 실시해 보다 심도 깊게 의견을 청취하고, 각 계층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재정사업을 발굴할 예정인데요. 국민제안과는 별도로 국민토론을 통한 사업발굴 노력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대국민 주제 공모 및 투표를 거쳐 선정된 부동산 정책, 저출산 극복, 공교육 정책에 관해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 댓글토론을 다음 달 9일까지 진행합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실시 중인 부처별 주요 재정현안에 대한 댓글토론도 17개 부처, 40개 주제를 7차로 나눠 오는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집중접수 기간 동안 주요 공공·민간 홈페이지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와 구정 기간 고속버스터미널 등 주요 밀집지역에 옥외 광고를 진행하며 사업제안이나 제도홍보에 참여한 국민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 등 이벤트도 벌입니다.
역대 정부에서 통합과 분리 반복했던 기획재정부...예산 기능 쪼개질 것인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기획재정부의 조직 분리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기재부의 힘이 너무 세다면서 예산 편성 기능을 떼어 내 청와대 직할로 두겠다는 구상을 밝혔는데요. 기재부를 포함한 정부 조직 개편은 대선 때마다 쟁점이 돼 왔지만, 코로나19 이후 6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기재부의 존재감이 한층 더 커진 상황이라 특히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정철학·시대적 필요 따라 기획예산 기능 통합·분리 반복
기재부는 경제정책 방향의 수립과 총괄 조정, 자원 배분(예산), 조세, 국고 및 재정건전성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부처이며 외국환과 국제금융 관련 정책, 대외 경제협력 증진,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기재부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직하면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기재부가 늘 이런 형태였던 것은 아닌데요. 역대 정부는 국정철학과 시대적 필요를 반영해 정부 조직을 개편해왔고 이 과정에서 기재부도 분리와 통합을 반복해왔습니다.
기재부의 모태는 1948년 정부 수립으로 탄생한 재무부와 기획처입니다. 기획처는 1961년 경제기획원으로 확대되면서 예산을 편성하고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았고 재무부는 세제·국고·금융·통화·외환 정책을 담당했습니다.
그 이후 김영삼 정부가 1994년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했는데요. 세입·세출 기능을 연계해 효율성 높이고 '작은 정부'를 구현한다는 취지였으나, 역설적으로 '공룡 부처'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재정경제원을 재정경제부로 축소 개편했으며 재정경제원에 정책 수단이 집중돼 정부 내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고, 조직도 비대해 외환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입니다.
예산 기능은 대통령 소속 기획예산위원회(예산편성지침의 작성)와 재정경제부 외청인 예산청(예산 편성·집행 사무)이 담당하다가 이후 국무총리실 소속 기획예산처로 재편됐고, 금융감독 기능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위원회가 신설됐고 통화신용정책 기능은 한국은행으로 이관됐습니다.
현재의 기획재정부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졌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재정경제부에서 금융 정책을 뺀 나머지 부분과 예산편성 기능을 통합해 지금의 기재부를 만들고 힘을 실어줬으며 금융 정책 기능은 금융감독위원회와 통합해 금융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정책 조정 기능을 예산·세제 등 정책 수단과 연결해 실효성을 높이고 정책 일관성,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재정 건전성 관리도 강화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쪼개기가 능사인가…"조직 개편 목표와 내용이 중요"
정부 조직 개편을 논의할 때 단순히 '기재부 권한이 너무 크니까' 또는 '말을 잘 듣지 않아서' 힘을 빼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공무원들이 정치 권력의 의지에 저항할 때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인지, 국익에 어긋난다는 소신 때문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예산, 기획, 거시경제, 조세, 금융 기능 중에 어떤 것을 떼어내도 시너지 효과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한 부처가 네 기능을 다 가지면 공룡이 된다"며 "정답이 없기 때문에 조직 개편 자체가 좋거나 나쁘다고 할 수는 없고 목표와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박 교수는 경제와 사회 영역을 아우르는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기획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제성장 외에 사회 통합과 삶의 질 등 다른 국가 목표도 중요해진 만큼 여건 변화에 맞게 정부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기획예산 기능을 경제 기능으로부터 분리해야 경제를 초월하는 종합적인 정책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기획예산 기능을 기재부에서 분리할 경우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가 이관받고, 금융위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재부(국제금융)와 금융위(국내금융)로 나뉜 금융 정책 기능을 통합하고 금융감독 기능의 독립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면 경제 정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경제 정책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